'효리네 민박' 이후 다시 제주도가 뜨고 있다.
사실 제주도가 각광받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제주도에서 교사 생활과 농부의 일을 하던 거니오빠의 말에 따르면
제주도의 땅값이 10년 전에 비해 요 몇 년 폭등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점차 워라벨과 휴식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 여기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독보적인 자연환경을 보여주는 제주도에 빠졌고
그로 인해 제주도 음식이 우리 생활 곳곳에 침투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주도에만 가야 먹을 수 있었던 '고기국수' '돔베고기' '근고기'와 같은 것들을 우리는 이제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볼 수 있고
제주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요리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이러한 제주도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제주식당

용산구 한남동 653-3
매장번호 : 02-790-9969
영업시간 : 11:00 ~ 05:00
(일요일은 11:00 ~ 24:00)

가정집을 개조하여 만든 느낌을 주는 공간
하나의 큰 홀로 구획되어 있는 것이 아닌 3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져 있다.
심지어 별관까지 갖추고 있으니 얼마나 큰 식당인가.

아마 순천향대를 비롯 인근 대사관을 겨냥한 설계였으리라.
단체 회식은 물론 프라이빗한 이야기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으리으리한 규모.

사시미 / 샐러드 / 잡채

테이블에 앉자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사시미와 샐러드, 그리고 잡채

빛깔이 정말 좋더라.
은색 도포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가 반짝거리며 내게 인사하는 느낌
그 가운데 매운맛이 짜릿한 생와사비를 적당하게 찍어내어 입에 넣는다.

다른 생선에선 느낄 수 없는 미끄덩한 식감
정신 차리고 이빨에 힘을 주고 씹어야 그 질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정말 신기했던 건, 비린 맛이 전혀 없었다는 것.
그리고 미끄덩한 식감이 참 재미있었다.
첫 키스의 짜릿함처럼 첫 경험은 매우 즐거운 법.
갈치회와의 첫 만남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미역국도 역시 성게미역국
슴슴하게 끓여낸 성게 미역국은 딱 내 스타일
나이가 들어서일까?
자극적인 음식보단 적당히 슴슴한 음식이 1~2가지씩 꼭 있어야 마음에 든다.
그래야 

다음 코스로 나온 것은 돔베고기와 전복
깻잎에 싸서 갈치속젓과 한 입 먹어보았다.
돔베고기 특성상 은은하게 나는 돼지향을 감출 순 없다.
그러나 불쾌한 향이 아닌 콧잔등을 스치는 제주의 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여태까지 먹은 것을 정리할 겸
메인요리가 나오기 전, 튀김이 나온다.

가리비라고 표현해야 할까? 조개라고 표현해야 할까?
호일에 정성스레 쌓여 인고의 시간을 통해

깻잎과 김무침, 열무김치를 마무리로 하여 밥을 비워냈다.

오늘의 베스트

처음엔 간이 너무 세서 성게미역국과 정반대구나.. 라고 생각했으나
역시 먹으면 먹을수록 땡기는 고등어 조림은 정말 맛있었다.
조미료의 인공적인 강한 맛이라기 보다 재료를 활용한 자연스러운 강한 맛의 느낌이 강했다.

고등어를 가장 좋아하는 입맛인 나인데...
이렇게 비싼 옥돔구이를 영접해야 했기에 각을 바로잡고 자리에 앉았다.
큼지막한 살점을 떼어 입에 넣어 음미를 해본 결과
고등어와 다르게 입안에 남는 끝향이 조금 다르더라.
담백하고 고소하고 눅진한 것이 고등어라면
옥돔은 좀 더 바다 냄새가 강한 것이 특징
나와 궁합이 안 맞는 것을 확인한 오늘이다.

불고기는 평범

깔끔하게 오미자차를 마시며 오늘의 음식을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