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목이다.
제목은 이 글이 어떤 글인지 안내 해주는 안내판이자
매력적으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블랙홀과 같은 존재이니
글 쓰는 작업에서 가장 힘들면서 중요한 작업은 단연 '제목 짓기'라고 할 수 있다.

식당의 네이밍 작업도 마찬가지다.
고객들과 처음 만나는 건, 요리사도 아니요 요리도 아니다.
바로 외관에 걸려진 간판의 모양새와 식당의 이름.
그렇기에 매력적인 네임과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드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파스타나 카페처럼 여자들이 많이 가는 소위 '있어 보이게끔 하는 곳들'은 네임이 영어이다.
개인적으로 영어 사대주의에 찌들었다고 평하지만, 그런 영어 네임일 때 더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
이렇듯 식당의 네임은 그 식당이 정체성까지 규정해버린다.

오늘 방문한 곳의 이름은 매우 매우 정. 직. 하. 다.
업장의 대표님 성함과 업장에서 주로 다루는 메뉴를 합친 매우 단순한 이름
'정광수 돈까스'
개인적으로 이런 네임은 매력적이지 않지만 실력이 있기에 본인의 이름을 걸었다고도 평하는데.....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마포구 월드컵로 154-1
매장번호 : 02-336-8919
영업시간 : 11:30 ~ 20:30
(휴게시간 : 14:00  ~ 17:00)

입구의 간판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던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마치 갤러리의 느낌을 풍겼던 간판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작고 조용한, 그러나 기품 있는 가정집의 모습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면 손으로 하나하나 적으신 이름과 설명도 왜 이렇게 정겨운지...
돈까스(안심+등심)과 양이 많은 돈까스 곱빼기를

양이 적지 않으니 너무 의욕적으로 주문하지 마시길....
이 말은 참이다.
돈까스 곱빼기는 굳이 주문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옆자리 손님이 시끄러워 다른 방으로 이동
이쪽 방은 테이블이 3개가 있었고 손님이 없어서 매우 조용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직접 만드신 밑반찬은 셀프로 떠오면 되고..
식사가 나오기 전에 스프와 샐러드가 나온다.
참고로 고추가 꽤나 많으니 너무 의욕적으로 떠오지 마시길..

김선생이 너무나 맛있어 하여 리필까지 해서 먹은 샐러드.
나는 이날 장염 때문에 컨디션이 별로였다.
위로 먹으면서 아래의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지라 사실 맛에 대한 느낌이 별로 없다.
그냥 소스가 조금 부족했다...라는 정도.

아.. 스프 사진도 안 찍었네.
스프는 최악이었다.
너무 흐리멍텅 맹탕.

돈까스 (안심+등심) (7.500원)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크기의 돈까스 2덩이가 나왔다.
7.500원이라는 가격은 매우 합리적이며 납득할만한 가격인 것 같다.

돈까스 곱배기 (10.000원)

돈까스 3덩이가 나오는 돈까스 곱빼기
대충 봐도 양이 굉장히 많아 보인다.

뭔가 한국식 경양식 돈까스의 느낌이면서 튀김가루가 바스락 거리게 표면에 붙어 있는 모양새는 영락없는 일본식 돈까스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한국식에 가까운 돈까스라 칭할 수 있겠다.
다만, 소스에 첨벙대게 찍어 먹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 나중에 소스 추가를 부탁드렸다.

튀김 옷이 떨어지는 현상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굉장히 유명한 곳이기에 이런 현상이 벌어질 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
뭐. 그러면 어떠랴 이 정도 분위기에서 무드 있게 식사하는데

위에서 전술했듯 이날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았다.
그럼에도 돈까스의 맛은 괜찮았고 그 증거로 나는 3덩이를 다 해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