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모 일간지에 시대별로 가장 유행한 이름을 조사해서 올린 기사가 있었다.
지금 민준, 은서, 민서 등 화사하고 예쁜 이름들이 있다면 예전에는 순희와 철수
그리고 바둑이가 가장 친근한 이름 이였다. 순희네 빈대떡은 이런 옛 기억의
풋풋한 첫사랑의 이름처럼 소박하면서도 구수한 음식을 내 놓는 곳이다.
넓은 철판 위에 기름을 두르고 맷돌에서 곱게 간 녹두에 잘 숙성된 김치와
싱싱한 녹두나물을 소복이 담아 부친다. “아찔할 정도의 고소함… 이것이
빈대떡을 굽는 매력이 아닐까?” 사실 녹두빈대떡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에 하나가 바로 김치 맛이다. 순희네에서는 일반김치가 아닌 녹두빈대떡
에만 쓰는 김치를 따로 만들어 2년 이상 숙성 시켜 사용한다고 한다.
양파의 달콤함이 녹아 내린 간장에 한접 찍어서 맛을
보면 고소한
추억의 맛이 아련하게 밀려든다. 현재는 예전 사장님의 손아래
여동생이 그 맛을 전수 받아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는 먹거리가 참 많다.
푹 끓여낸 오뎅국물에 훌훌 말아 낸 국수 한 그릇, 두툼하게 썰어낸 머리고기 한접시, 섹시한 색깔에 빠져들 것 같은 매콤한 떡볶이 등. 이중에서도 광장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 암퇘지 대창을 이용해서 만든 토실토실한 찹쌀순대. 소년 팔뚝만한 두께의 벨에 갖은 야채와 당면, 찹쌀을 넣고 푹 삶아서 솔솔 썰어주면 순대의 업그레이드가 보기 좋게 완성! 덤으로 나오는 간과 머리고기는 시장만의 풍미를 느끼기에 그만. 19년째 시장 한곳을 지키고 있는 자선네에서는 순대말고도 모듬전, 김밥, 오뎅 등 다양한 시장 먹거리를 만원짜리 한장에 넉넉히 담아갈 수 있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강산이 두어 번쯤
바뀔 때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그 집 오래됐지’라고 부
를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의 의미도 광장시장에서는 구력이 짧
은 편에 속한다. 원조라는 이름에 걸맞게 황해도 태생 시어머니
에게 40년 세월을 물려받아 도합 44년째 맛깔스런 전통을 부치
고 있는 곳이 원조 황해도 빈대떡이다. 좋은 녹두를 골라 손으
로 직접 가는 맷돌은 아니지만 그 정성 고스란히 담아 갈아내
숙주, 김치를 넣고 부쳐내는 빈대떡 맛은 이 집에 얼마나 많은 단골
손님이 있는 가를 보여주고 있다. 예전보다 손님은 많이 줄었어도
하
루에도 100장은 거뜬히 파신다는 사장님의 말씀!
회 한접시가 500원? 정확히 37년 전 광장시장 원조회집에서 팔던 회 가격이다. 지금은 혼자오면 만원, 둘이오면 만오천원, 셋이오면 이만원을 받는다. 세월 따라 변한 가격이지만 사실 이 가격에 이 만큼 푸짐하게 싱싱한 회 맛볼 수 있는 곳 서울에선 거의 없다. 원조회집은 광장시장 회집 중 가장 먼저 생긴 집이다. 29살 나이부터 지금까지 회집을 계속 운영하고 계시는 사장님의 자존심은 누구보다 남 다르다.
참문어, 소라, 조개, 멍게, 굴, 신선한 계절회 등 1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횟감도 좋지만 원조회집의 참맛은 구수한 사장님의 입담이 아닐까 싶다. 혹시라도 시장이라고 위생문제를 걱정하시는 분이 있다면 저 아래 청계천에 버리고 오시길 바란다. 가보면 아시겠지만 회의 신선도는 물론 냉장 시스템 빵빵!
먹으면 먹을수록 오묘한 맛을 낸 다고 해서 ‘마약김밥'이란 애칭을 가진 김밥. 사실 내용을 보면 아주 단촐 하다. 노란 단무지와 당근, 시금치를 김에 말아 그 위에 듬성듬성 깨를 뿌린 게 전부다. 손가락만한 크기의 김밥은 2,000원에 8개가 제공되며 물기를 짠듯한 꼬들꼬들한 단무지와 겨자가 섞인 간장 소스가 함께 나온다(오뎅국물도!).
은성식당은 광장시장 내에서도 잘 알려진 맛집 이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면 수북이 쌓인 대구탕 냄비들을 볼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음식 하나는 빨리 나오는 편이다. 대구와 고니, 민물새우, 야채 등을 담고 미리 만들어둔 칼칼한 육수를 부어 끓여낸 대구 매운탕이 2인분에 13,000원(공기밥포함)이다. ☏ 02)2267-6813
‘동그랑땡'으로 통하는 숯불구이는 돼지고기 등심을 동그랗게 썰어 양념을 해서 구워먹는 별미다. 남매등심은 숯불구이로 유명한 북창동 남매집의 조카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곳의 메뉴는 돼지양념 250g(1인분) 8,000원, 꼼장어 200g(1인분) 10,000원. ☏ 02)2272-3034
시장에는 먹거리가 참 많다. 
회 한접시가 500원? 정확히 37년 전 광장시장 원조회집에서 팔던 회 가격이다. 지금은 혼자오면 만원, 둘이오면 만오천원, 셋이오면 이만원을 받는다. 세월 따라 변한 가격이지만 사실 이 가격에 이 만큼 푸짐하게 싱싱한 회 맛볼 수 있는 곳 서울에선 거의 없다. 원조회집은 광장시장 회집 중 가장 먼저 생긴 집이다. 29살 나이부터 지금까지 회집을 계속 운영하고 계시는 사장님의 자존심은 누구보다 남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