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 강변의 억새

충남 서산, 경남 밀양, 전북 익산, 충북 청원 등 국내에는는 여러 개의 팔봉산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산으로 알려진 곳이 바로 홍천의 ‘팔봉산’이다. 산의 삼면을 홍천강이 둘러싸고 있고 홍천강의 남쪽 연안을 따라서는 여덟 개의 봉우리가 길게 뻗어있어 그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홍천의 팔봉산은 명성에 비해 높이는 낮은 편이라서 많은 등산객들이 밑에서 산을 바라보고 ‘이 쯤이야’하고 코웃음을 치곤 한다는데, 막상 산에 올라가면 만만치 않은 암릉길 덕에 깜짝 놀란다고. 특히나 바위와 암벽이 많고 능선이 험하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 발 한 발 내딛어야 하는 곳이다.

| 홍천 강변 풍경(11월)

이 험한 암릉길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발 아래 시원하게 흐르는 홍천강과 계절마다 다양한 풍경을 선사하는 팔봉산의 자태가 이루는 절경은 결코 빼먹을 수 없는 백미. 산을 오르느라 절경을 놓치고 내려온다면 그만큼 후회가 남는 산행도 없을 것이다.

| 팔봉산 등산코스를 적어둔 등산 안내도

팔봉산의 등산 코스는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제 1봉부터 제 8봉을 거쳐 강변길을 통해 하산하여 다시 매표소로 회귀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봉우리 사이사이 하산 코스가 있어 적당한 코스에서 중도 하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본인의 컨디션과 레벨에 맞도록 조절이 가능하다. 앞서 설명했듯 이 산의 삼면을 홍천강이 둘러싸고 있는 까닭에 이 산의 입출구는 매표소가 있는 곳 하나로 통일되어 있는데, 덕분에 길을 헤맬 일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홍천 팔봉산을 찾기 전 하나 알아둘 것이 있다. 이 곳은 기암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 등산로로 이루어져 다소 험하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로 겨울에는 입산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그러니 겨울이 오기 전 즉,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가보지 못하면 이듬해 봄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입산이 금지되는 겨울을 제외하면 팔봉산은 언제나 인기가 많은 산이다. 봄에는 산에 피어나는 새 생명들로, 가을에는 울긋불긋 물드는 단풍들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여름에는 산을 휘어감은 홍천강의 시원한 기운으로 피서객들의 이목을 끌기 때문이다. 더불어 피서객과 관광객들 뿐 아니라 등산객들에게도 홍천 팔봉산은 굉장히 매력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유인 즉슨 산행 거리가 짤막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등반을 마칠 수 있다는 점 하나, 짤막한 거리에도 불구하고 다이나믹한 등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둘, 봉우리마다 각기 다른 조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세 번째다. 또한, 수도권과 가까워 당일 산행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팔봉산의 매력 중 하나.

| 팔봉산관광지 야영장 입구

근처에 팔봉산 관광지 야영장이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보아야 한다. 이 야영장에는 텐트를 설치할 수 있도록 작은 사이즈의 데크들이 넉넉하게 설치되어 있고 데크 외 쉼터 공간에도 텐트 설치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야영장 바로 앞에는 큰 강이 흐르고 있어 산책을 즐기거나 물놀이를 하기에도 적합하며 산바람과 강바람이 함께 불어오는 덕에 여름에는 시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야영장 주변에 음식점이나 정육점 등 편의시설도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어 캠핑을 하기에 불편함 또한 없다. 캠핑 장비가 충분치 않은 이들을 위해서 팔봉산 관광지 야영자에서는 데크 외에 소/대형 텐트를 대여해주기도 하는데, 홍천군민의 경우에는 절반 가격의 대여료만 지불하면 된다.

| 무궁화 공원의 풍경

홍천강 하류에 위치한 서면 모곡리의 보리울 마을을 아는가. 나라꽃인 무궁화를 보급한 이로 유명한 한서 남궁억 선생이 1918년에 배화학당을 나와 약해진 몸을 회복하기 위해 내려온 곳이 바로 모곡리의 보리울 마을이다. 이 곳에서 남궁억 선생은 모곡학교를 건립하여 청소년 교육에 힘쓰고 이와 더불어 반도 산하에 오직 보리울에서만 볼 수 있는 무궁화 묘포를 가꾸었다. 이는 국가관념을 잃지 않고 애국심을 격려시키기 위한 취지였는데, 일제가 무궁화 묘목 판매를 금지했을 때에는 무궁화 묘목과 유사한 뽕나무 묘목에 무궁화를 섞어서 판매하는 식으로 무궁화 보급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 한서 남궁 억 선생에 대한 약력

일제강점기에 무궁화 보급을 위해 이토록 힘쓴 남궁억 선생을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공원이 바로 이 ‘무궁화 공원’이다. 공원에는 한서 남궁억 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동상 한 켠에 업적과 약력을 함께 보여주고 있어, 남궁억 선생이 펼치고자 했던 큰 뜻을 보다 심도 있게 알아볼 수 있다.

공원 내에는 남궁억의 시비 외에도 군민헌장기념비를 비롯해 충혼탑, 3.1만세탑, 6·25전쟁 홍천지구전투 전적비 등이 있는데 기념물마다 각기 다른 의미들을 담았다.

| 무궁화 공원 내 통일정(정자)

통일정의 경우,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무궁화의 고장 ‘홍천’ 군민들의 염원을 담아 세워졌으며, 3.1기념비의 경우는 독립만세 운동에 참여하여 장렬하게 숨진 숭고한 선열들의 뜻을 이어, 만세운동을 기념하고자 한 의미가 담겨있다. 또한, 향토사료관에는 농사에 관련된 교육적 내용들과 남궁억 선생의 무궁화 사랑에 대한 내용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학습적 공간. 이외 무궁화 공원 내 여러 기념비와 기념물들은 그 나름의 의미를 담아 홍천군민 및 청소년에게 향토애와 나라사랑을 북돋아주는 산 교육 현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공원 내에는 이 외에도 게이트볼장, 농구장, 잔디구장 등의 간이 운동시설과 체력단련시설, 편의시설도 준비되어 있다. 하여 무궁화공원은 단순한 상징적 의미에서 더 나아가 홍천군민에게 보다 친숙하고 실용적인 공간으로도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