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산업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거대 산업 도시, 대구. 인구가 전국 4위인 이 거대도시는 그 품 안에 여느 곳보다 짙은 한국을 담고 있다. 항일시인 이상화 선생과 국채보상운동을 일으킨 민족운동가 서상돈 선생의 고택이 남아 있는 등 근대시대의 한국을 간직한 ‘근대문화골목’이 도심 속에 있으며,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그렸다고 평가 받는 가수, 故 김광석을 기리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있다.
한국을 공감할 이 두 곳과, 대구시민들이 사랑하는 공원, 그리고 대표 맛집 두 곳까지, 총 다섯 곳을 하루 만에 경험하는 이번 여행은 바쁘게 움직이는 만큼 재미있어질 코스다.
글 최다혜/고선주 · 사진 이권호/마아란
오전 11시 ‘근대문화골목’과 ‘약령시’
대구 도심 속 간직되어 있는 역사의 조각들
| 근대문화골목
대구 여행의 시작은 바로 근대골목투어! 근대골목투어는 한국 대표 관광명소 100선에 선정된 여행지로서, 상당히 잘 정비되어 있는 유명 여행 코스이다. 이름 그대로 대구의 ‘근대(近代)’가 남아 있는 지역을 보존하여 여행길로 닦은 곳이다. 근대골목투어에는 총 5개 코스가 있으며 그 중에 자신이 원하는 곳을 고르면 되는데, 이번 대구 여행에서 우리가 선택한 길은 제 2코스, 근대문화골목이다.
근대문화골목은 동산 청라언덕, 3.1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뽕나무골목, 구. 제일교회,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영남대로, 종로, 진골목, 화교소학교 순의 루트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 돌면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긴 길이기 때문에, 재량껏 생략하며 돌아도 좋다.
이번(理煩) 루트에서 우리가 필수로 들를 곳은 바로 ‘약령시’이다.
| 약령시
대구 약령시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3대 한약재 전문시장이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약령시의 전통 한의약 문화를 보존•계승•발전시키고자 한 한약재 유통의 본고장이다. 그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1985년 약전골목에 건립된 ‘한약재 상설전시관’은 지금의 한의약 박물관이 되기도 했다.
2층에는 한방 체험관이 마련되어 있어 무료로 한방차를 시음하거나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해볼 수도 있고 족탕 혹은 한방 비누 만들기 체험도 가능해 소소한 재미거리를 선사한다. 3층은 한방역사실로 한약재의 유통과정이나 역사 등을 알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이 휴관이니 참고하자.
뜨삽은 “맛있게! 뜨겁게! 삽돌리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화덕피자 전문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정성스러운 피자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문을 연 쉐프 형제의 열성 때문인지, 대구시민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아 2호점까지 냈다.
뭐가 그렇게 맛있느냐고 물으니,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화덕에서 바로 구워져 나오는 피자가 그렇게 맛있다며 엄지를 척 지켜세운다. 특히 네 가지 치즈가 올려진 콰트로 포르마지오 피자가 대표 메뉴인데, 치즈가 두껍게 올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고. 피자뿐 아니라 파스타 또한 아낌 없는 재료와 훌륭한 소스의 사용으로 피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니, 이러한 서양 음식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 끼 식사를 위해 들리기에 적합할 것이다.
두류공원은 1977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된 도시근린공원으로서 문화, 교양, 체육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어 많은 대구시민들이 애용하는 공원이다.
체육, 교양, 문화, 위락시설을 고루 갖춘 공원으로, 전국 최대규모의 타워시설이 있으며, 200여 종 20여만 본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의 수목을 심고 4계절 꽃이 피는 가로를 조성하는 등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받는다. 이 곳의 야외 음악당에서는 다양한 대중문화 행사나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날씨가 좋은 날에는 각종 문화예술과 관련된 야외 공연도 진행되기 때문에 특히나 인기가 좋다고.
두류공원은 두류산과 금봉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풍성한 숲의 모습을 감상하고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숲이라는 특성을 살려 산림문화 휴양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숲해설가’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도 있고, 최근에는 숲 유치원 운영도 계획 중에 있다고.
대구에서 출생한 가수, 故 김광석을 기리는 이 길은 ‘한국관광의 별’ 후보에 오를 정도로 대구의 명소가 되었다.
벽 하나하나마다 김광석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곳은, 350m 남짓한 짧은 길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한 시간 동안 추억에 젖을 만한 긴 길이 될 수 있다. 해가 저물어 갈 때 걸어도 좋지만, 밤에 걸으면 더욱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단,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고 하니 참고하자. 그를 잘 모르는 이라면 미리 그의 노래를 귀에 익혀두었다가, 그 감성을 이 거리에서 제대로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
오후 5시 15분 굽달선생의 삼일막창
대구하면 막창, 그 중 소막창으로 진검승부를 하는 이곳을 주목하자
| 굽달선생의 원조 삼일막창
김광석길을 걷고 나서 가장 먹고 싶은 것이 설마 스테이크는 아니겠지? 그보다는 좀더 한국 사람들만의 정겨움이 배어 있는 대구의 음식을 먹어보자. ‘대구’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머리 속에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면, 당신은 대구에 있어서는 하수임이 분명하다. 대구 막창이 유명하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대구의 많은 막창 맛집 중에서도 굽달선생은 40년 전통을 자랑하며 연일 손님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기로 유명한 맛집이다. 매일 신선한 막창을 도축장으로부터 직접 공급 받아 사용하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또한 소막창과 함께 이곳의 최고 인기 메뉴로 손꼽히는 차돌오드레기는 내장부위가 생소한 입맛의 사람들도 엄지를 들 만큼 무난하고 손이 가는 메뉴이니 추천한다.
